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이 홍명보 감독에게 전달되던 당시, 협회 수뇌부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과 고성이 오갔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파장이 일고 있다. 전 국가대표 이천수는 최근 자신의 채널을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의 긴박했던 상황을 공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홍 감독 선임의 결정적 단초는 정몽규 전 회장과 정해성 전 위원장 사이의 의견 충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사건의 발단은 정해성 전 위원장이 홍명보 감독을 1순위로 둔 최종 후보 명단을 보고하던 자리였다. 당시 정 전 회장은 수개월간 외국인 감독을 물색해 온 위원회가 결국 국내파인 홍 감독을 낙점하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토록 시간을 끌더니 결국 다시 홍명보냐"는 취지의 질타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양측 사이에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의 언성이 오가며 회의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었다는 후문이다.

이천수는 정 전 회장이 홍 감독 선임을 원천적으로 반대했다기보다는, 여론의 화살을 우려해 선임 시기와 방식에 예민하게 반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국인 감독 영입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자신에게 쏠릴 것을 경계한 정 전 회장이 위원회의 무능함을 질타했고, 이에 모욕감을 느낀 정 전 위원장이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위원장의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선임 프로세스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천수가 가장 주목한 지점은 이임생 당시 기술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등판이다. 정 전 위원장이 물러난 직후 이 전 위원장이 전권을 위임받아 홍 감독 선임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인 대목이 전체 사태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정상적인 절차라면 위원장 대행 체제를 갖추거나 후보군을 재검토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인물이 전면에 나서 선임을 강행한 배경에 강한 의구심을 표한 셈이다.

당시 축구협회는 거센 비판 여론 속에서도 홍 감독 체제를 출범시켰으나, 이번 폭로로 인해 선임의 정당성은 다시 한번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청문회에서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수뇌부 간의 불화설이 구체화되면서, 팬들은 협회의 시스템이 특정 개인의 감정 싸움이나 독단적인 판단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이는 향후 대표팀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홍명보호의 출발점은 투명한 시스템의 승리가 아닌, 내부 갈등과 타협의 산물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정몽규 전 회장의 반대 의사와 정해성 전 위원장의 사퇴, 그리고 이어진 이임생 전 위원장의 강행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한국 축구 행정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월드컵을 향한 여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선임 과정의 잡음은 여전히 대표팀을 흔드는 가장 강력한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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